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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오펜하이머(Oppenheimer)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cotton2 2023. 8. 28. 21:36

오펜하이머(Oppenheimer)-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지도 모르는 선택을 해야 하는 천재 과학자의 핵개발 프로젝트.


오래간만에 개봉을 기다리게 된 영화가 생겼다.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인 오펜하이머!! 

오펜하이머라는 천재 과학자가 양자역학이 생겨나던 때에 미국에서 교수로 강의를 하고

원자 폭탄을 개발하기 까지와, 그리고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전기적인 요소가 강한 영화인 것처럼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기적인 영화이기도 하지만, 

천재적인 과학자들이 어떤 세대를 살아가고, 그들이 발견한 것들과 이룬 업적들,

많은 성과들, 성취들이 정치적으로도 쓰여져 가고 

훗날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 과정에서 그들이 느끼는 혼란스럽고 복잡한 감정들, 

모순적인 행동들을 보며 우리가 과학자들을 판단하는 것보다는 완전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 그들의 혼란을 이해하게 되면서

여러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느껴지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나의 최애 프로그램인 알쓸별잡에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직접 나와서 영화를 홍보했다.

원래도 놀란 감독은 영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직접 얼굴을 비치거나 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고 한다.

아주 재밌게 본 인터스텔라, 인셉션 등등 많은 영화들이 한국에서 흥행하면서 

한국 영화 팬들에 대한 보답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여러 다양한 분야에 박사님들이 나오는 만큼 질문 수준도 높았고, 

영화를 보기 전 깊이 있는 영화감상을 하기에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과학이라는 분야에 평소에도 관심이 많지만, 오펜하이머라는 과학자의 이름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더 궁금하고 기대가 컸던 것 같다. 

오펜하이머는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미국이라는 국가에서 맨헤튼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이끈 리더역할을 한 인물이자,

원자폭탄을 만든 대단한 과학자 이다.

 

 

영화의 처음 시작은 오펜하이머와 그의 아내가 마치 재판을 받는 듯한 회의실에서 시작한다.

처음부터 어리둥절했다.

뜬금없이 재판이라니.. 

그래서 처음엔 그냥 킬리언 머피 그냥 눈빛만으로도 섹시하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속사포처럼 방대한 양의 대사들이 쏟아지는데 이해가 안 됐다.

그러더니 갑자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은 루이스 스트로스도 재판을 받는 것 같은 청문회 장면이 나온다.

루이스 스트로스라는 사람은 도대체 맨해튼 프로젝트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거지?

이러면서 봤다.

알쓸별잡만 보고 사전에 공부 안 하고 간 걸 좀 후회했다.

 

여기서 신기했던 건 오펜하이머의 청문회(??) 같은 장면과 달리 스트로스가 나오는 장면들은 거의, 죄다 흑백이었다.

이런 연출을 한 것이 무엇인가를 의도한 걸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든 채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시공간이 계속 바뀌며 뒤죽박죽 시간이 섞여서 영화가 진행된다.

그래서 엄청 집중해서 봐야 했다.

스트로스와 오펜하이머가 처음 만날 때의 장면들이 아주 중요하다. 

똑같은 장면을 시점을 다르게 하여 영화 마지막에 한번 더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과학계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들이 계속 나온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이 생각을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사진 속 인물은 닐스 보어라는 인물인데 이 당시에도 엄청 유명한 과학자였다고 한다.

영화는 계속해서 오펜하이머가 여러 유명한 과학자들을 처음이거나 혹은 만나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또 오펜하이머의 정치적인 성향이나 어떠한 사람인지를 나타내기 위해서 과학자가 아닌 많은 인물들과의 관계가 나온다.

극 초반부터 굉장히 야한 장면들이 나와서 당황했다.

혼자 영화 보러 갔는데 옆에 모르는 어떤 남성 분도 혼자 보러 오셨다.

모르는 사람 둘이 나란히 영화를 보는데 야한 장면이 나와서 괜히 민망했다..^^;;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나와서 여러번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이 여성이 왜 이렇게 나오지 했는데 오펜하이머의 인생을 평가받는 듯한 청문회 같은 곳의 장면들을 보면 굉장히 주요한 인물이다.

 

아무튼 영화 보시기 전에 야한 장면 있으니 알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다.

갑자기 나오면 진짜 당황스럽고, 그들의 대화를 집중해서 듣고 이해해야지 영화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그 야릇한 장면들에 빠져서 그것만 보면 나중에 이해가 잘 안 될 수도...ㅎ

 

독일에서 공부하며 여러 과학자들을 만나고 미국으로 돌아와 대학에서 양자역학을 가르치며 

확실한 정치적인 성향을 띠는 교수로 활동하는 오펜하이머를 보여준다.

그러던 중 레슬리 그로브스 장군과 함께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직접 발로 뛰며 프로젝트를 같이 할 과학자들을 만나 설득하여 참여하게 한다.

 

프로젝트를 하는 도중에 독일 군에서 중성자를 이용해 핵을 분열하여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들의 목표는 독일보다 빨리 원자폭탄을 완성시키는 것이 된다.

이론을 실험하여 완성시키는 것을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과학자들 사이에서의 갈등,

또 군대의 체계와 과학자들과의 갈등, 또 개인적인 갈등 등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3년 만에 발견한 원자폭탄을 완성시킨다.

 

결국 프로젝트는 성공했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성취 후에 내적인 갈등을 많이 겪는 듯해 보였다.

영화 내에서 직접적으로 " 나는 이런 고민에 빠졌다. 나는 이런 현상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라며 직접적으로 말해주지 않는다.

오펜하이머의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어떤 많은 생각들로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킬리언 머피의 연기로써 보여준다.

내가 성취한 업적이 누군가의 소중한 목숨과 행복을 앗아가는 걸로 쓰였을 때 나는 어떤 기분일까..? 

항상 답이 명확하게 있는 이론에서만 살아가다가

막상 그 답을 적용시켰을 때 예상보다 더 큰 혼란이 찾아왔을 때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얼마나 두려울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도리어 그것이 나의 업보로 화살이 되어 날아올 때 

그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하나..

같은 편에 섰던 많은 이들이 시간이 지나 언젠간 서로 등을 돌리고,

내가 도우지 않았던 어떤 이들이 시간이 지나 나를 이해하고 등을 토닥여 주는 상황이 오는 그런 알 수 없는 삶의 굴레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살아야 할까.. 하는 고민이 많이 들었다.

 

오펜하이머라는 영화가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이미 각오하고 영화관에 갔다.

역시나 쉽지 않았다.

너무 방대한 대사와 정보와 등장인물들, 또 알고 있어야 할 역사적 배경지식들이 3시간 동안 정신없이 휘몰아쳤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오펜하이머라는 영화를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오래간만에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영화를 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극장 개봉이 끝나기 전에 한번 더 보러 가야겠다!!